편스토랑에서 공개된 류수영의 평생 김치찌개 레시피가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특별한 재료 없이 집에 있는 것들로 만들 수 있는데, 맛의 차이는 조리 순서와 새우젓, 식초 활용에서 갈린다. 핵심만 정리하면 김치를 볶지 않고, 고기를 먼저 볶아 기름을 충분히 내고, 고춧가루는 불을 끈 상태에서 잔열로 볶아 고추기름을 만든 다음, 30-40분 이상 푹 끓여 국물을 우려내는 방식이다. 마지막에 식초 한 스푼을 넣어 돼지고기 잡내를 잡고 산미를 더하는 것이 마무리 포인트다.
류수영 김치찌개, 뭐가 다르길래 평생 레시피라 부를까
보통 김치찌개는 김치를 먼저 볶다가 고기를 넣고 물을 부어 끓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류수영의 평생 김치찌개는 순서가 정반대다. 고기를 먼저 볶아 돼지기름을 충분히 내고, 그 위에 양념을 얹어 맛을 입히는 방식이다. 김치는 볶지 않고 그대로 넣는다.
잘 익은 김치는 볶지 않고 넣어야 국물 맛이 깔끔해진다고 한다. 덜 익은 김치를 쓰면 신맛이 부족해 맛이 심심해질 수 있고, 반대로 너무 신 김치를 쓰면 국물이 텁텁해질 수 있다. 그래서 김장한 지 2-3개월 된, 새콤달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나는 김치가 가장 적합하다. 시판 김치를 쓴다면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고 안쪽에서 2-3주 정도 숙성시킨 뒤 사용하는 게 좋다.
이 레시피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되는 건 두 가지다. 하나는 새우젓이고, 다른 하나는 식초다.
- 새우젓: 다진 마늘과 함께 고기를 볶을 때 넣는다. 알이 큰 육젓(큰 새우젓)을 쓰면 감칠맛이 더 진하게 올라온다.
- 식초: 마지막에 1큰술 넣는다. 돼지고기 특유의 잡내를 잡아주고 국물에 은은한 산미를 더해 깔끔한 맛을 낸다.
재료 준비와 계량, 이 정도면 충분하다
재료는 크게 어렵지 않다. 밥숟가락 계량 기준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김치 1/4포기(약 600g)
- 돼지 앞다리살 300g (비계가 적당히 있는 부위)
- 김치국물 반 컵(100ml)
- 양파 1개
- 대파 1대
- 두부 반 모
- 다진 마늘 1큰술
- 새우젓 1큰술
- 진간장 2큰술
- 고춧가루 2큰술
- 굵은소금 1작은술
- 식초 1큰술
- 물 1L
돼지고기는 목살보다 앞다리살이 낫다. 비계가 적당히 섞여 있어야 국물에 고소한 기름이 우러나온다. 김치와 고기의 비율은 대략 2:1 수준으로, 김치 600g에 고기 300g 정도가 넉넉하다.
냄비는 지름 22cm 이상이 적당하다. 국물이 끓어오를 때 넘치지 않도록 여유 있는 크기를 쓰는 게 좋다.
10분이면 끝나는 손질, 40분이 완성도를 결정한다
손질은 단순하다. 양파 1개는 채 썰고, 대파는 한 입 크기로 어슷썬다. 두부 반 모는 0.5cm 두께로 썰어둔다. 김치는 가위로 잘라주는데, 이파리 쪽은 길쭉하게, 줄기 쪽은 짧게 자르는 게 식감에 좋다.
조리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먼저 고기를 볶아 기름을 내고, 그다음 양념을 입히고, 마지막으로 물을 부어 오래 끓이는 구조다.
첫 번째 단계, 고기 볶기다. 스텐 냄비에 뚜껑을 덮고 중불에서 3분간 예열한다. 이 예열 과정이 바닥에 고기가 눌어붙지 않게 하는 비결이다. 식용유를 한 바퀴 두르고 앞다리살을 넣어 중불에서 노릇노릇하게 볶는다. 고기에서 수분이 날아가고 기름이 자글자글 끓어오르면 다진 마늘 1큰술과 새우젓 1큰술을 넣고 계속 볶는다.
두 번째 단계, 양념 입히기다. 고기를 냄비 한쪽으로 밀어두고 빈 공간에 진간장 2큰술을 넣는다. 간장이 바글바글 끓어오르면 고기와 섞어 색을 입힌다. 그다음 불을 약불로 줄이고 고춧가루 2큰술을 넣은 뒤 바로 불을 끈다. 불을 끈 상태에서 잔열로 고춧가루를 볶아 고추기름을 내는 방식이다. 불이 켜진 채로 볶으면 고춧가루가 탈 수 있으니 반드시 불을 끄고 진행해야 한다.
세 번째 단계, 오래 끓이기다. 물 1L를 붓고 강불로 올린다. 물이 끓어오르면 대파, 양파, 김치, 김치국물 반 컵을 넣는다. 다시 팔팔 끓어오르면 굵은소금 1작은술을 넣고 중불로 줄인 뒤 뚜껑을 덮고 30-40분간 끓인다.
간 맞추기와 마무리, 2%가 채워지는 순간
30분 정도 끓였을 때 간을 본다. 짠맛이 강하면 소주잔 한 컵 분량의 물을 추가하고, 싱거우면 뚜껑을 열고 10분 정도 더 졸인다. 김치 상태에 따라 간이 달라질 수 있으니 이 과정은 필수다.
간이 맞으면 마지막으로 식초 1큰술을 넣고, 두부 반 모를 올린 뒤 2-3분간 더 끓인다. 두부가 따뜻해질 때까지만 끓이면 된다. 오래 끓이면 두부가 부서지기 쉬우니 주의할 것.
완성된 김치찌개는 국물이 맑으면서도 깊은 맛이 난다. 푹 익은 김치는 밥에 싸 먹기에 좋고, 돼지고기는 국물에 담가 먹으면 기름기가 빠져 더 부드럽게 느껴진다. 국물에 밥을 비벼 먹는 것도 이 레시피의 정석 활용법이다.
Q. 김치를 볶지 않아도 비린내가 나지 않나요?
잘 익은 김치를 사용하면 볶지 않아도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볶지 않아야 국물이 깔끔하게 맑아진다. 다만 덜 익은 김치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김치를 따로 팬에 볶아서 넣는 게 낫다.
Q. 돼지고기 앞다리살 대신 목살을 써도 되나요?
목살도 가능하지만 앞다리살에 비해 기름이 적어 국물 맛이 덜 고소할 수 있다. 가능하면 비계가 적당히 섞인 앞다리살을 쓰는 게 좋다.
Q. 식초를 넣으면 신맛이 강해지지 않나요?
1큰술 정도는 끓이는 과정에서 대부분 날아가고 은은한 산미만 남는다. 오히려 돼지고기 잡내를 잡아주고 국물을 깔끔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Q. 시판 김치로도 충분히 맛있게 만들 수 있나요?
가능하다. 다만 시판 김치는 바로 쓰기보다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고 안쪽에서 2-3주간 숙성시킨 뒤 사용하는 걸 추천한다. 너무 익히지 않은 상태의 김치가 김치찌개에 가장 잘 어울린다.
Q. 30분 이상 끓이는 게 꼭 필요한가요?
짧게 끓이면 김치와 고기의 맛이 충분히 우러나지 않아 국물이 얕은 맛이 난다. 30-40분은 푹 끓여야 깊은 맛이 나온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최소 30분은 지켜주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