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음악과에서 강의 따라 치고, 합주 연습하고 할 전자 피아노를 찾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저도 비슷한 고민으로 여러 제품을 알아보다가 커즈와일 KA50을 선택했고, 3개월 정도 써본 경험을 진솔하게 풀어보려고 합니다. 구매를 고민 중이시라면 실제 사용자 관점에서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20만 원대 후반이라는 가격에 88건반 풀사이즈를 갖춘 포터블 디지털 피아노는 생각보다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커즈와일 KA50은 이 가격대에서 건반 수, 무게, AS 편의성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몇 안 되는 제품입니다. 특히 배터리 구동이 가능해서 야외에서도 쓸 수 있다는 점이 의외의 장점으로 다가왔습니다.
실용음악과생이 커즈와일 KA50을 고른 이유
집에서 강의를 들으면서 바로바로 따라 치려면 우선 건반이 88개여야 합니다. 실용음악과 수업에서는 옥타브를 넘나드는 주법이나 왼손 베이스 라인이 자주 나오기 때문에 61건반이나 76건반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88건반 풀사이즈 제품은 보통 40만 원 이상부터 시작합니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학생 입장에서는 가격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기준은 무게였습니다. 기숙사나 자취방에서 쓰다가 합주실로 옮기거나, 방 구조가 바뀔 때마다 피아노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KA50은 포터블 형태라서 성인 남성 혼자서도 부담 없이 들 수 있는 수준입니다. 스탠드 없이 책상 위에 올려놓고 쓸 수도 있어 공간 활용도가 좋았습니다.
세 번째는 AS 문제였습니다. 아무리 가성비가 좋아도 고장 났을 때 수리하기 어려우면 큰일입니다. 커즈와일은 영창에서 유통하고 AS를 담당하는데, 영창은 우리나라에서 디지털 피아노 AS망이 탄탄한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구매한 지 3개월 동안 문제는 없었지만, 만약을 대비해 AS가 편리한 브랜드를 선택한 것이 안심이 됩니다.
3개월간 써보며 느낀 실제 장점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건반 터치감입니다. 20만 원대 제품이라 처음에는 '장난감 같은 느낌이 아닐까' 걱정했는데, 실제로 쳐보면 생각보다 무게감이 있고 반응도 괜찮습니다. 물론 100만 원대 이상의 어쿠스틱 피아노 느낌을 기대하면 안 됩니다. 하지만 실용음악과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연습, 예를 들어 스케일 연습이나 코드 보이싱 연습을 하기에는 충분합니다.
배터리 구동이 된다는 점은 예상보다 훨씬 유용했습니다. 저는 아직 야외 버스킹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방에서 코드를 뽑고 거실로 옮겨서 연습할 때나, 친구 집에 가져가서 합주할 때 배터리로 쓰니 확실히 편리했습니다. 완충 시 사용 시간은 대략 4-5시간 정도로, 개인 연습 용도로는 하루 종일 쓰기에 무리가 없었습니다.
음색 자체도 나쁘지 않습니다. 내장된 음색 중에서 그랜드 피아노 음색이 가장 무난하게 쓸 만하고, 일렉트릭 피아노나 오르간 음색도 실용음악과 전공생이 기본 연습할 때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다만 헤드폰을 연결했을 때의 음질이 스피커로 들을 때보다 확실히 좋아서, 저는 주로 헤드폰을 꽂고 연습합니다.
구매 전 알아두면 좋은 단점
3개월 쓰면서 아쉬운 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첫째, 건반이 해머 액션 방식이 아닌 세미 웨이티드 방식입니다. 해머 액션이란 어쿠스틱 피아노처럼 건반을 누를 때 묵직한 반동이 느껴지는 방식을 말하는데, KA50은 그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클래식 피아노 전공자보다는 실용음악과나 재즈 피아노 입문자에게 더 적합한 느낌입니다.
둘째, 출력 단자가 다소 아쉽습니다. 뒤쪽에 보면 헤드폰 단자와 AUX 출력 단자가 있는데, 전문적인 공연용으로 쓰기에는 출력 옵션이 제한적입니다. 라인 아웃이 하나뿐이라서 모니터 스피커와 PA를 동시에 연결하려면 추가 장비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합주실에서 쓸 때는 그냥 스피커에 한 번에 연결해서 쓰는 편입니다.
셋째, 스탠드는 별도로 구매해야 합니다. 본체만 구매하면 책상 위에 올려놓거나 바닥에 그냥 두고 써야 하는데, 피아노 높이를 맞추려면 전용 스탠드를 사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커즈와일 쌍열 스탠드를 따로 샀는데, 스탠드 가격이 5-7만 원 정도 추가로 들어갑니다. 처음 예산을 잡을 때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합니다.
FAQ
Q. KA50과 다른 20만 원대 제품(예 야마하 P시리즈, 카시오 CDP)과 차이가 뭔가요?
A. 같은 가격대의 야마하 P시리즈나 카시오 CDP는 건반 수가 76건반이거나, 88건반이어도 무게가 10kg 이상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KA50은 88건반이면서도 7kg 초반대의 가벼운 무게를 유지한 것이 차별점입니다. 단, 건반 터치감은 야마하나 카시오의 고급형보다 가볍다는 평이 있습니다.
Q. 실용음악과 입시 준비용으로 써도 괜찮나요?
A. 입시 실기 곡을 연습하는 용도로는 충분합니다. 다만 실기 시험장에서 쓰는 그랜드 피아노와 건반 감각이 다르기 때문에, 시험 전에 학원이나 연습실에서 어쿠스틱 피아노로 충분히 적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정용 연습 보조 도구로는 제격입니다.
Q. AS나 부품 수급은 어떤가요?
A. 영창에서 유통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전국에 AS센터가 있습니다. 부품 수급도 국내에서 이루어져서 해외 직구 제품보다 훨씬 수월합니다. 다만 AS 기간은 보통 1년이므로, 구매 시 정확한 보증 기간을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