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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말,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텃밭에 나가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저도 10년 넘게 도시농부 생활을 하면서 봄상추보다 가을상추가 훨씬 맛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봄에는 꽃대가 올라가며 쓴맛이 강해지지만, 가을에 키운 상추는 밤낮의 일교차 덕분에 당도가 올라가고 아삭한 식감이 오래 갑니다.왜 가을상추가 봄상추보다 맛있을까?
지난주에 이웃 텃밭에서 만난 70대 어르신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젊은 사람들은 봄에만 상추 심는데, 진짜 농사꾼은 가을에 상추를 심어." 처음에는 그냥 옛날 분들의 고집인 줄 알았는데, 직접 재배해보니 이유가 확실했습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연구 자료를 보면 상추의 광합성 효율은 낮 25도, 밤 15도 전후에서 가장 활발해진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의 평균 기온이 딱 이 조건에 들어맞아요.낮에는 충분히 광합성을 하고, 밤에는 호흡을 최소화하면서 영양분을 잎에 축적합니다. 봄에는 낮이 길고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꽃눈 분화가 빨라져, 6월만 넘어가도 대부분의 상추가 쓴맛을 내기 시작합니다.실제로 지난해 제 텃밭에서 같은 품종을 봄과 가을에 각각 재배해본 결과, 봄 상추는 6월 중순부터 수확량이 40% 가까이 줄었고 잎이 얇아지며 질겨졌습니다. 반면 9월 초에 심은 가을상추는 11월 중순까지 거의 두 달 넘게 싱싱한 상태를 유지했어요.게다가 벌레도 덜 꼬입니다. 봄에는 진딧물과 총채벌레 때문에 고생했는데, 가을에는 기온이 내려가면서 해충 활동이 줄어들어 농약 한 번 뿌리지 않고도 깨끗한 상추를 수확할 수 있었습니다. 시중에서 파는 가을상추 가격도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대형마트 기준으로 유기농 상추 200g 한 봉지가 3,000-4,000원 정도인데, 직접 키우면 씨앗 한 봉지(약 3,000원)로 30-40포기 이상 수확이 가능합니다.9월 파종해서 11월까지 매주 2-3번씩 따 먹으면 한 끼에 100-200원 꼴로 신선한 상추를 즐길 수 있는 셈이죠.이제 본격적으로 가을상추 심는 시기와 방법을 알아볼까요? 생각보다 시기를 놓치면 수확량이 확 줄어드니까요.
| 구분 | 봄 재배 | 가을 재배 |
|---|---|---|
| 파종 적기 | 3월 중순-4월 초 | 8월 하순-9월 초 |
| 수확 기간 | 5월-6월 중순 | 9월 말-11월 초 |
| 일교차 | 5-8도 | 10-15도 |
| 해충 발생 | 심함 (진딧물·총채벌레) | 적음 (기온 하강) |
| 쓴맛 발생 | 6월 이후 급증 | 거의 없음 |
| 10포기당 씨앗 비용 | 약 1,500원 | 약 1,500원 |
파종 시기, 하루라도 늦으면 후회합니다
지난해 8월 말에 파종했다가 9월 초에 심은 친구의 상추보다 수확량이 30%나 적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유를 분석해보니, 가을상추는 생육 기간이 봄보다 짧아서 초기 성장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가을상추 파종 적기는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중부 지방(서울·경기·강원)은 8월 20일부터 9월 5일 사이가 가장 좋습니다.남부 지방(전라·경상·제주)은 이보다 1-2주 늦은 9월 초에서 중순까지도 괜찮습니다. 반대로 고랭지(강원도 산간)는 기온이 빨리 내려가므로 8월 초-중순에 심는 것이 안전합니다.상추 씨앗은 15-20도에서 가장 잘 발아합니다. 텃밭 흙의 온도가 25도를 넘으면 발아율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8월 햇볕 아래 흙 온도는 쉽게 30도를 넘깁니다.그래서 직파보다는 모종을 활용하거나, 그늘에서 파종 후 차광망을 씌우는 방법이 효과적입니다. 제가 지난 3년간 기록한 데이터를 공유하자면, 8월 25일 직파했을 때 발아율이 85%였는데, 8월 15일 직파한 경우 발아율이 60%로 떨어졌습니다. 반면 모종을 구입해 9월 5일 정식한 경우 발아율 걱정 없이 거의 100% 정착했습니다. 다만 모종 한 판(50구 기준) 가격이 5,000-8,000원으로 씨앗보다 비싸지만, 초보자에게는 모종 추천합니다.파종 깊이는 0.5cm-1cm로 얕게 해야 합니다. 상추는 광발아성 종자라 빛을 받아야 발아율이 높아집니다.흙을 너무 두껍게 덮으면 싹이 나오지 못하고 썩어요. 포기 사이는 20-25cm, 줄 사이는 30cm 정도로 넉넉하게 띄워 주는 게 좋습니다.좁게 심으면 잎이 서로 그늘을 만들어 통풍이 안 되고, 습기가 차서 곰팡이병이 생기기 쉽습니다. 씨앗 파종 후 5-7일이면 떡잎이 올라오는데, 이때부터 물 관리가 중요합니다. 흙 표면이 마르지 않게 매일 아침에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세요. 단, 저녁에 물을 주면 밤사이 습기가 차서 모종이 쓰러지는 입고병이 생길 수 있으니 피해야 합니다.| 파종 방법 | 발아율 | 초기 비용 | 관리 난이도 | 수확까지 기간 |
|---|---|---|---|---|
| 직파(8월) | 60-85% | 3,000원 | 중간 | 40-50일 |
| 모종 구입 | 95-100% | 5,000-8,000원 | 쉬움 | 30-40일 |
| 육묘 이식 | 80-90% | 3,000원+시간 | 어려움 | 35-45일 |
모종 정식, 이것만 알면 100% 성공
모종을 사서 심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이것도 제대로 해야 합니다. 지난주에 이마트에서 산 모종을 심은 지인이 '왜 자꾸 시들시들하냐'고 물어왔는데, 확인해보니 모종을 너무 깊게 심었더라고요.
상추 모종 정식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뿌리목은 흙 위로" 입니다. 뿌리목이 흙에 묻히면 줄기가 썩거나 병에 걸리기 쉽습니다.화분에서 빼낸 모종은 기존 흙 높이와 같게, 혹은 0.5cm 정도 얕게 심는 게 안전합니다. 뿌리가 상하지 않게 조심히 다루고, 심은 후에는 흙을 살짝 눌러주되 너무 꽉 누르면 안 돼요.정식 간격은 25cm가 적당합니다. 너무 좁으면 상추가 자라면서 서로 경쟁해 키만 크고 잎이 작아집니다.30cm 이상 띄우면 잎이 옆으로 퍼지면서 부드럽고 큰 상추를 얻을 수 있어요. 저는 주로 20cm 간격으로 심었다가 지난해부터 30cm로 넓혔는데, 오히려 총 수확량이 20% 늘었습니다. 모종을 심기 전에 구덩이에 물을 충분히 주고(관수) 심은 후에도 흙이 가라앉을 정도로 물을 줘야 합니다. 이른바 '물 심기'라는 건데, 이 방법으로 하면 뿌리와 흙 사이에 빈 공간이 없어져 활착률이 높아집니다.농업기술센터 자료에 따르면 물 심기를 한 경우 일반 심기보다 정착 기간이 3-4일 단축된다고 합니다. 모종 정식 후 3일간은 직사광선을 피해 차광망을 씌워주거나, 오후 5시 이후에 심는 게 좋습니다.특히 9월 초 햇볕은 아직 강해서 모종이 금방 시들 수 있어요. 저는 항상 해가 진 후에 심는데, 다음 날 아침까지 뿌리가 안정되면서 활착률이 거의 100%에 가깝습니다.정식 후 일주일 정도 지나면 새 잎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는 본격적인 관리가 필요한데, 특히 중요한 것이 배수와 통풍입니다. 상추는 물을 좋아하지만 과습에는 약해서, 뿌리가 물에 잠기면 하루 만에 시들기 시작합니다. 텃밭이 평지라면 두둑을 10-15cm 높여 배수로를 확보하는 게 필수입니다.| 정식 단계 | 체크 포인트 | 실수하면 생기는 문제 |
|---|---|---|
| 심는 깊이 | 뿌리목이 흙 위로 | 줄기 썩음, 입고병 |
| 간격 | 25-30cm 유지 | 잎이 작고 키만 큼 |
| 물 심기 | 심기 전·후 충분히 관수 | 뿌리 활착 지연 |
| 차광 | 3일간 차광망 필수 | 잎이 타고 시듦 |
| 배수 | 두둑 높이 10cm 이상 | 뿌리 과습으로 고사 |
비료 주기, 타이밍이 생명이다
"웃거름은 2주에 한 번만 줘도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해보니 품종과 생육 상태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지난해에는 너무 자주 비료를 줘서 질소 과잉으로 잎이 무르고 병충해에 취약해진 경험이 있습니다.
상추는 생육 기간이 짧아서 밑거름을 충분히 넣어주는 게 핵심입니다. 정식 1주일 전에 밭을 만들 때 1평(3.3㎡) 기준으로 퇴비 2kg, 깻묵 200g, 골분 100g을 섞어 넣으면 좋습니다.화학비료보다 유기질 비료가 더 효과적인데, 이유는 질소가 천천히 분해되면서 상추가 필요할 때 흡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웃거름은 첫 수확 후에 줘야 합니다. 보통 정식 후 20-25일이 지나면 첫 수확이 가능한데, 이때 질소 성분 위주의 액비를 희석해 주면 새로 나오는 잎이 더 부드럽고 큽니다. 저는 직접 만든 효소액비(깻묵+설탕+물을 발효시킨 것)를 500배로 희석해 10일에 한 번씩 주는데, 효과가 확실합니다.하지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질소 비료를 너무 많이 주면 질산염이 축적되어 건강에 해롭고, 쓴맛이 강해집니다.국립농업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질소 비료를 과다 사용한 상추는 일반 상추보다 질산염 함량이 3배 높았다고 해요. 그래서 저는 수확 1주일 전부터는 비료를 완전히 끊습니다.이렇게 하면 상추가 약간 스트레스를 받아 당도가 올라가고 식감이 더 좋아집니다. 비료 종류별 특징을 보면, 계분(닭똥)은 질소 함량이 높아 잎 성장에 좋지만 냄새가 심하고 파리가 꼬일 수 있습니다. 깻묵은 지효성이라 효과가 오래가고 냄새도 적습니다. 화학비료(예: 요소비료)는 효과가 빠르지만 토양을 산성화시키고 지렁이 같은 유용 생물을 해칠 수 있습니다.상추 재배 시 가장 많이 실수하는 게 바로 비료 과다입니다. '많이 주면 많이 자라겠지'라는 생각이 오히려 독이 됩니다.적정량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며, 특히 가을에는 기온이 내려가면서 생육 속도가 늦춰지므로 봄보다 비료량을 20% 정도 줄이는 게 좋습니다.| 비료 종류 | 질소 함량 | 효과 발현 | 추천 사용량(1평 기준) | 주의사항 |
|---|---|---|---|---|
| 계분 | 높음 | 2-3주 | 1.5kg | 냄새, 파리 주의 |
| 깻묵 | 중간 | 4-6주 | 200g | 발효 필요 |
| 요소비료 | 매우 높음 | 1-2주 | 30g | 토양 산성화 |
| 액비(효소) | 낮음 | 즉시 | 500배 희석 | 수확 1주 전 중단 |
물 주기, 이렇게 하면 벌레도 안 꼬인다
물 주기는 상추 재배에서 가장 까다로운 부분입니다. 지난해 9월에 장마가 길어져서 물을 자주 줬더니, 어느 날 갑자기 상추 밑동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시들기 시작했습니다.
노균병이었어요. 반대로 물을 너무 적게 주면 잎이 얇아지고 질겨지며, 특히 가을에는 아침 이슬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상추는 뿌리가 얕아서(보통 10-15cm) 표면의 수분에 민감합니다. 흙 표면이 마르면 바로 스트레스를 받아 성장이 멈춥니다.하지만 과습하면 뿌리가 숨을 못 쉬어서 뿌리썩음병이 생깁니다. 적절한 물 주기의 기준은 "흙 표면이 말랐을 때, 아침에 충분히" 입니다.제가 3년간 기록한 데이터를 보면, 9월에는 2-3일에 한 번, 10월 이후에는 5-7일에 한 번씩 물을 줬습니다. 비가 온 날은 당연히 생략하고, 비 온 후 2일 정도 지나서 흙 상태를 확인한 후 줬어요. 물은 한 번 줄 때 1평 기준으로 10-15리터 정도면 충분합니다. 물 주는 방법도 중요합니다.잎에 직접 물을 뿌리면 병이 생기기 쉽습니다. 특히 노균병은 잎이 젖은 상태에서 6시간 이상 지속되면 발병 확률이 80%까지 올라간다고 합니다.그래서 반드시 뿌리 쪽으로 물을 줘야 합니다. 점적 호스를 설치하거나, 호스 끝에 물꼭지를 달아 천천히 흘려보내는 게 가장 좋습니다.저는 지난해부터 빗물 받이 통을 설치해 빗물로 물을 주고 있습니다. 빗물은 수돗물보다 염소가 없어서 토양 미생물에 좋고, pH도 5.5-6.5로 상추 재배에 적합합니다. 수돗물을 사용해야 한다면 받아서 하루 정도 두었다가 사용하면 염소가 날아가서 더 안전합니다. 가을 물 주기의 또 다른 팁은 아침(6-8시)에 주는 겁니다.낮 동안 물이 증발하면서 습도를 낮춰주고, 저녁에는 잎이 마른 상태로 밤을 보내면서 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저녁에 물을 주면 밤새 습기가 차서 곰팡이와 해충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됩니다.마지막으로, 물 주기와 함께 멀칭(비닐이나 짚으로 흙 표면 덮기)을 병행하면 효과가 2배입니다. 멀칭을 하면 수분 증발을 막아 물 주는 횟수를 30-40% 줄일 수 있고, 흙이 튀어 오르는 것도 방지해 병 예방에도 좋습니다.저는 가을에는 짚으로 멀칭하는데, 비닐보다 통기성이 좋아서 뿌리가 숨 쉬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시기 | 물 주기 간격 | 1회水量(1평) | 물 주는 시간 | 특별 관리 |
|---|---|---|---|---|
| 9월(초기) | 2-3일 | 10-12L | 오전 7시 전 | 차광망 병행 |
| 10월(중기) | 4-5일 | 8-10L | 오전 8시 전 | 멀칭 권장 |
| 11월(후기) | 5-7일 | 5-8L | 오전 9시 전 | 서리 주의 |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면 11월 초까지 싱싱한 가을상추를 수확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키워본 경험으로 말씀드리자면, 가을상추는 11월 첫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 베란다나 텃밭에서 건강하게 자랍니다.
특히 첫 서리가 내리기 전날 따서 냉장고에 보관하면 2주 이상 싱싱함이 유지되는데, 이게 시중에서 파는 상추와 가장 큰 차이점이에요. 내년 봄에도 다시 상추를 심고 싶다면, 지금부터 준비해서 가을상추를 성공적으로 키우는 경험을 해보세요.생각보다 쉽고, 무엇보다 직접 딴 상추로 쌈을 싸 먹는 맛이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행복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