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4년 니가타현 농사시험장에서 개발을 시작해 1953년 후쿠이현에서 완성된 고시히카리는 1956년 정식 이름을 얻은 뒤 60년 넘게 일본 쌀의 기준으로 남아 있는 품종입니다. 이름은 옛 호쿠리쿠 지역의 강대국 '고시'가 빛난다는 뜻을 담고 있으며, 밥을 지었을 때 희고 광택이 뛰어난 것이 특징입니다. 일본에서는 북해도와 오키나와를 뺀 거의 전 지역에서 재배되고, 한국에서는 경기도지원에서만 정부보급종을 생산해 타 지역 농가가 종자를 신청하기 어렵다는 점이 재배면적 순위(전국 20위권)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고시히카리, 이름부터 남다른 이유
국가 기관 연구소가 개발한 일본 품종은 가타카나 다섯 자 이내로 이름을 붙이는 규칙이 있고, 현 연구소가 개발한 것은 히라가나를 씁니다. 고시히카리는 현 연구소에서 나온 품종이라 히라가나 명명 원칙을 따랐고, '00히카리'라는 이름이 붙으면 대부분 이 품종의 후손으로 봅니다.
이름에 담긴 '고시'는 니가타현 일대를 일컫던 옛 지명입니다. 니가타현 농업시험장 연구원이 '고시라는 나라가 빛나다'는 의미를 담아 지었다고 전해지며, 실제로 밥을 지었을 때의 흰 빛과 윤기가 품종명과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쌀알 자체의 특성과 재배 조건
고시히카리의 숙기는 조생종이고, 현미 천립중은 21.0g입니다. 쌀알 모양은 중심부가 약간 평평한 둥근 형태이고, 아밀로스 함량은 18.6%, 단백질 함량은 6.0%입니다. 재배 적지는 중부지방 평야지대입니다.

| 항목 | 값 |
|---|---|
| 숙기 | 조생종 |
| 현미 천립중 | 21.0g |
| 아밀로스 함량 | 18.6% |
| 단백질 함량 | 6.0% |
| 재배 적지 | 중부지방 평야지대 |
벼 키가 길어 쓰러짐에 약하고 도열병에도 약한 편이라 재배 난이도가 낮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도정 특성과 밥맛이 우수해 일본 전국 재배 면적의 약 1/3을 차지합니다. 같은 품종이라도 북부 지역에서 재배하면 부드럽고 찰기가 강하며, 남부로 내려갈수록 찰기가 약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기도에서만 보급종을 받을 수 있는 이유
고시히카리는 경기미 품질 향상을 위해 경기도가 도입해 국립종자원에 품종 등록한 일본 품종입니다. 등록 자체는 되어 있어 한국 어느 지역에서나 재배는 가능하지만, 정부보급종은 각 도 지원이 도민 희망 품종을 신청받아 자기 도에 우선 공급하는 구조입니다.
고시히카리 종자는 국립종자원 경기도지원에서만 생산하기에 경기도에 먼저 공급되고, 다른 도에서는 보급종 신청 자체가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경기도에서만 재배 가능한 품종"이라는 오해가 생기기도 합니다. 강원·충청·경상·전라 지역에서 고시히카리를 재배하는 농가가 있다면, 이는 보급종이 아닌 다른 경로로 종자를 확보한 경우입니다.
우오누마가 단백질 함량으로 등급을 나누는 방식
일본에서 최고의 고시히카리 산지로 꼽히는 우오누마 지역은 같은 지역 쌀이라도 농가별 단백질 함량을 세분화해 등급을 다시 나누고 따로 보관합니다. 비료 시비 방법에 따라 단백질 함량이 달라지는데, 함량이 낮을수록 맛있는 쌀로 보기 때문입니다.

| 등급 | 단백질 함량 |
|---|---|
| SS | 4.8~5.3% |
| SA | 5.4~5.5% |
| S | 5.6~6.0% |
보관 조건도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창고 온도는 5℃, 습도는 70%로 1년 내내 햅쌀 수준을 유지하며, 겨울철 눈을 냉매로 쓰는 눈 냉방 시스템으로 CO2 배출량을 70% 이상 줄이면서 이 조건을 유지합니다.
밥맛이 진한 쌀, 어떤 요리에 맞을까
고시히카리는 밥맛이 진한 편이라 밥 자체의 맛을 즐기려는 사람에게 맞고, 맛이 강한 고기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반대로 찰기가 강해 돈부리(덮밥), 볶음밥, 스시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일반적입니다.
다만 실제로는 돈부리나 스시에 쓰는 곳도 많고, 이때는 밥 짓는 방법을 달리합니다. 돈부리에는 물 조절을 조정해 짓고, 스시에는 햅쌀이 아닌 1년 묵은쌀을 사용합니다. 찰기 없는 쌀을 찾는 경우 고시히카리 계열로는 아키타코마치(맑고 투명한 윤기, 깔끔한 맛), 히토메보레(부드러운 식감과 은은한 단맛), 코시이부키(찰기가 적고 단단해 초밥용으로 사용) 등이 거론됩니다.
고시히카리를 뛰어넘으려는 시도들
일본은 고시히카리가 최고 자리에 있으면서도 계속 이를 넘어서는 품종을 개발하려 합니다. 한국에서도 고시히카리에 대적할 품종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규슈대에서 벼 유전자원 개발관리학을 전공하고 30년 가까이 벼 육종을 연구한 조유현 박사가 개발한 대표 품종이 '진상'과 '골든퀸'입니다. 히말라야 야생벼와 국내 재배 품종을 교배해 만들었다고 전해지며, 조 박사가 설립한 종자회사 시드피아는 로열티 수입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 품종 중에서는 추청과 새일미가 찰기가 적은 쌀로 꼽히고, 하이아미는 단백질 함량이 낮아 밥맛이 부드럽고 소화가 잘 되는 것이 장점입니다. 골든퀸 3호는 병충해에 강하고 수확량이 많아 농가 선호가 있고, 삼광은 쌀알이 크고 투명해 고급 쌀로 인정받습니다. 볶음밥이나 김밥처럼 찰기가 지나치게 강하지 않은 쌀이 필요한 요리에는 이런 품종이 대안이 됩니다.
Q. 고시히카리는 한국 다른 지역에서 재배할 수 없나요?
품종 등록은 되어 있어 재배 자체는 어느 지역에서나 가능합니다. 다만 정부보급종 종자는 국립종자원 경기도지원에서만 생산해 경기도에 우선 공급되므로, 타 도에서는 보급종 신청이 어렵습니다.
Q. 고시히카리와 고시히카리 계열 품종은 어떻게 다른가요?
고시히카리는 하나의 품종이면서 동시에 계열의 출발점입니다. 아키타코마치, 히토메보레, 코시이부키 등은 고시히카리 계열로 분류되며, 각각 윤기·식감·단맛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Q. 고시히카리는 초밥에 정말 안 맞나요?
찰기가 강해 일반적으로 초밥용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봅니다. 다만 실제로 사용하는 곳도 있으며, 이 경우 햅쌀이 아닌 1년 묵은쌀을 씁니다.
Q. 우오누마 지역 쌀이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같은 고시히카리라도 농가별 단백질 함량을 SS·SA·S 등급으로 세분화해 따로 보관하고, 5℃·습도 70% 조건을 눈 냉방 시스템으로 유지하는 등 보관과 선별 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