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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해산물 코너를 지나가다가 눈에 띈 생물 오징어. 네 마리에 15,900원이면 꽤 괜찮은 가격이다. 요즘 웬만한 식당에서 오징어 요리 하나 시키면 1만 원은 기본인데, 집에서 네 마리 통찜을 만들 생각하니 저절로 손이 갔다.
오징어는 7월부터 9월까지가 제철이다. 무늬오징어나 갑오징어가 5월에 맛있다면, 이 일반 오징어는 바로 지금이 가장 실하고 맛있는 시기다.첫 만남, 그리고 손질의 기술
집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오징어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 거였다. 겉면을 손으로 살살 문지르며 이물질을 제거했다.
오징어 다리 부분의 빨판도 하나하나 손으로 훑어내니 생각보다 많은 이물질이 제거됐다. 이 과정을 대충 넘기면 나중에 식감이 확 달라지니까 꼼꼼하게 하는 게 좋다.입 부분은 손으로 살짝 잡아당기면 뽑힌다. 통찜을 할 때는 내장이 터지지 않도록 조심히 다루는 게 포인트다.오징어 내장은 그 자체로 감칠맛의 정수니까 버릴 필요 없다. 그대로 쪄내면 자연스럽게 내장의 고소함이 배어든다.이런 손질 과정을 처음 하는 사람이라면 5-7분 정도 걸린다. 두 번, 세 번 하면 금방 손에 익는다. 나는 처음에 오징어 손질할 때마다 빨판이 손에 달라붙어서 당황했는데, 지금은 3분 컷이다. 경험이 쌓이면 확실히 빨라진다.| 손질 단계 | 소요 시간 | 주의사항 |
|---|---|---|
| 겉면 세척 | 2분 | 흐르는 물에 손으로 살살 문지르기 |
| 빨판 이물질 제거 | 3분 | 손으로 훑어내기, 너무 세게 문지르면 다리 손상 |
| 입 부분 제거 | 1분 | 살짝 잡아당기면 뽑힘 |
| 총 소요 시간 | 약 6분 | 처음 하면 10분까지 걸릴 수 있음 |
처음 오징어 통찜에 도전하는 사람은 생물 오징어보다는 냉동 오징어로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냉동 오징어는 이미 손질이 되어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초보자에게 부담이 덜하다.
가격도 생물의 절반 수준이라 부담이 적다. 하지만 맛과 식감을 생각하면 생물 오징어를 추천한다.냉동 오징어는 해동 과정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질겨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찜기의 온도와 시간의 마법
찜기 바닥에 물 200-250ml를 부었다. 오징어 자체에서도 물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찜기 바닥의 물은 가능하면 조금만 넣는 게 좋다.
처음에는 오징어가 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알고 보니 오징어에서 나오는 수분이 오히려 찜기를 채워줬다. 뚜껑을 닫고 12분 전후로 쪘다.이 시간이 정말 중요하다. 10분만 쪄도 오징어가 덜 익어서 질기고, 15분 이상 찌면 퍼져서 식감이 망가진다.정확히 12분이 적정 시간이다. 처음에는 타이머를 꼭 맞춰놓고 하는 걸 추천한다. 오징어가 통찜으로 만들어지는 동안 찜기에서 올라오는 향이 정말 고소했다. 바다 내음이 주방 가득 퍼지면서 기대감이 커졌다.이때 중요한 건 찜기를 열지 않는 거다. 중간에 뚜껑을 열면 온도가 떨어져서 찌는 시간이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오징어가 질겨진다.찜기를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이 하나 더 있다. 오징어를 찜기에 넣을 때는 서로 겹치지 않게 해야 한다.겹쳐지면 찌는 시간이 불균일해져서 일부는 퍼지고 일부는 덜 익는다. 네 마리 기준으로 찜기 크기가 충분하다면 한 번에 다 찔 수 있지만, 찜기가 작다면 두 번 나눠서 찌는 게 낫다.| 찜 조건 | 적정 시간 | 결과물 상태 |
|---|---|---|
| 10분 | 부족 | 질기고 덜 익음 |
| 12분 | 적정 | 부드럽고 촉촉 |
| 15분 이상 | 과다 | 퍼지고 식감 나쁨 |
| 중간 개봉 | 비권장 | 온도 유지 실패로 질겨짐 |
찜기를 쓸 때 물 양도 중요하다. 250ml 이상 넣으면 끓는 시간이 길어져서 오징어가 물에 잠길 수 있다.
찜은 찜이지 삶는 게 아니다. 200ml가 가장 적당하다.나는 처음에 300ml를 넣었다가 오징어가 물에 잠기는 바람에 식감이 망가진 경험이 있다. 그 이후로는 항상 계량컵으로 물을 정확히 맞춘다.참참소스의 비밀, 참깨와 참기름의 조화
오징어가 찌는 동안 본격적으로 소스를 만들었다. 이름하여 '참참소스'. 참깨와 참기름으로 맛을 낸 이 소스가 오징어 통찜의 품격을 한 단계 올려준다.
마늘 여덟 개, 대파 뿌리 부분 손가락 한 마디 크기, 청양고추 두 개를 준비했다. 마늘은 편으로 썰지 말고 잘게 다져야 소스에 잘 섞인다.대파는 흰 부분만 사용하는 게 좋다. 초록 부분은 향이 강해서 오징어의 맛을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청양고추는 씨를 제거하면 매운맛이 줄어든다. 매운 걸 좋아한다면 씨를 그대로 넣어도 된다.나는 청양고추 씨를 절반만 제거해서 적당한 매운맛을 살렸다. 양념장 비율은 이렇다.간장 두 큰술, 참기름 네 큰술, 알룰로스 한 큰술. 알룰로스 대신 설탕이나 꿀을 써도 되지만, 알룰로스는 단맛이 깔끔하고 칼로리가 낮아서 추천한다. 후추와 소금 혹은 허브맛 솔트를 세네 번 톡톡 뿌려준다.마지막으로 참깨 두 큰술을 넣고 잘 섞으면 완성.이 소스의 핵심은 참기름 양이다. 간장보다 참기름을 두 배 더 넣는 게 포인트다.
참기름이 부족하면 고소함이 떨어지고, 너무 많으면 느끼해진다. 네 큰술이 황금 비율이다.| 재료 | 양 | 역할 |
|---|---|---|
| 마늘 | 8개 | 감칠맛과 향 |
| 대파(흰 부분) | 손가락 한 마디 | 풍미와 단맛 |
| 청양고추 | 2개 | 매운맛과 청량감 |
| 간장 | 2큰술 | 짠맛과 깊이 |
| 참기름 | 4큰술 | 고소함의 핵심 |
| 알룰로스 | 1큰술 | 단맛 보정 |
| 후추/허브 솔트 | 3-4회 톡톡 | 마무리 |
| 참깨 | 2큰술 | 식감과 고소함 |
이 소스는 오징어 통찜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산물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새우찜, 가자미찜, 심지어 두부찜에도 잘 어울린다.
냉장고에 보관하면 3-4일 정도는 문제없다. 미리 만들어두면 필요할 때 바로 쓸 수 있어 편리하다.오징어짬뽕 라면, 통찜과의 환상의 조합
오징어 통찜과 가장 잘 어울리는 라면이 있다면 단연 오징어짬뽕 라면이다. 일반 짬뽕 라면도 좋지만, 오징어짬뽕은 이름부터 오징어와의 궁합을 노리고 만들어진 제품이다.
라면 한 개를 끓였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건 아니다.그냥 물 끓여서 면 넣고 스프 넣고 하면 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오징어 통찜을 할 때 나온 오징어 다리 아래쪽 부위와 입이 있는 부위를 잘라서 라면에 넣는 거다. 통찜으로 함께 담지 않은 이 부위들은 먹기에 애매한 부분이다. 버리기엔 아깝고, 그냥 먹자니 식감이 좋지 않다. 하지만 라면에 넣으면 완전히 다른 음식으로 재탄생한다.오징어의 감칠맛이 라면 국물에 배어들면서 진정한 '오징어짬뽕'이 완성된다. 라면이 끓는 동안 오징어 다리를 넣어주면 된다.너무 일찍 넣으면 질겨지니까, 라면이 거의 다 익었을 때 넣는 게 좋다. 1분 정도만 더 끓이면 오징어 다리가 라면에 잘 어우러진다.이 방법을 알게 된 건 우연이었다. 처음 오징어 통찜을 만들 때 다리 아래쪽 부위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다가 라면에 넣어봤는데, 이게 대박이었다. 이후로는 오징어 통찜을 할 때마다 오징어짬뽕 라면을 함께 끓이는 게 고정 루틴이 됐다.| 라면 종류 | 오징어 통찜과의 궁합 | 추천 이유 |
|---|---|---|
| 오징어짬뽕 | ★★★★★ | 이름부터, 맛부터 완벽 |
| 일반 짬뽕 | ★★★★☆ | 무난하지만 특별함은 부족 |
| 얼큰한 라면 | ★★★☆☆ | 국물이 강해 오징어 맛이 가려짐 |
| 사리 곰탕 | ★★☆☆☆ | 너무 담백해서 아쉬움 |
라면을 한 개만 끓여도 두 사람이 먹기에 충분하다. 오징어 통찜이 메인이고 라인은 서브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라면을 두 개 끓이면 배불러서 오징어 통찜을 제대로 즐기지 못할 수 있다.20분 만에 완성된 한 상, 그리고 첫 맛
찜기에서 12분간 찐 오징어 통찜을 꺼냈다. 오징어를 잡는 손은 목장갑과 실리콘 장갑 두 겹을 껴야 한다.
아직 뜨거워서 맨손으로 잡으면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처음에 실수로 맨손으로 잡았다가 깜짝 놀랐다.반드시 장갑을 끼길 바란다. 먹기 좋은 크기로 몸통부터 잘라 접시에 옮겼다.오징어 몸통을 자를 때는 칼을 세워서 한 번에 자르는 게 좋다. 여러 번 자르면 속에 있는 내장이 흘러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깔끔하게 한 번에 자르는 게 포인트.접시에 담긴 오징어 통찜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비주얼을 자랑했다. 오징어의 선명한 보라색과 하얀 속살이 대비를 이뤘다.
참참소스와 초고추장, 김치를 함께 준비했다. 선택지는 다양할수록 좋다.첫 맛은 오징어 내장이 듬뿍 들어있는 몸통 부분을 그대로 한 입. 게 내장과 같이 눅진한 고소함이 입안 가득 퍼졌다. 오징어 내장의 감칠맛은 어떤 소스보다 강렬했다.이 맛을 경험하면 다음에도 꼭 오징어 통찜을 만들게 된다. 참참소스를 한 술 떠서 오징어 위에 얹고 한 입. 참기름의 고소함과 마늘의 감칠맛, 청양고추의 매운맛이 오징어와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이 소스는 오징어의 맛을 죽이지 않으면서도 풍미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초고추장과의 조합도 빼놓을 수 없다.가장 대중적인 조합이지만, 이유가 있다.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이 오징어의 고소함을 잘 받쳐준다.오징어 통찜을 처음 먹어보는 사람이라면 초고추장부터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 오징어짬뽕 라면 국물도 한 술. 매콤한 국물이 오징어 통찜의 고소함을 중화시켜주면서도 또 다른 맛을 선사했다.메인과 서브가 이렇게 잘 어울리는 조합도 드물다.| 맛 조합 | 추천도 | 특징 |
|---|---|---|
| 통찜 그대로 | ★★★★☆ | 내장의 고소함이 살아있음 |
| 참참소스 | ★★★★★ | 고소함과 감칠맛의 완벽 조화 |
| 초고추장 | ★★★★☆ | 새콤달콤 기본 조합 |
| 라면 국물 | ★★★☆☆ | 매콤함으로 리프레시 |
네 마리 오징어는 두 사람이 먹기에 충분한 양이었다. 오히려 배불러서 다 못 먹을 정도였다.
반찬이나 사이드 메뉴 없이도 이 한 상으로 완벽한 식사가 됐다.집밥의 가치, 마트 가격과 식당 가격 비교
이 정도 퀄리티의 오징어 통찜을 식당에서 먹으면 얼마일까. 보통 오징어 통찜 한 마리에 8,000-12,000원 정도다. 네 마리를 시키면 최소 32,000원에서 48,000원까지 나온다.
반면 집에서 만들면 생물 오징어 네 마리 15,900원에 양념 재료를 포함해도 2만 원을 넘지 않는다. 김치와 라면을 포함해도 25,000원 안쪽이다.식당 가격의 절반도 안 되는 금액으로 두 사람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하지만 가격만이 장점은 아니다.집에서 만들면 식감과 맛을 내 입맛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식당에서는 정해진 레시피에 따라 일괄적으로 조리하지만, 집에서는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 참기름을 더 넣을지, 청양고추를 더 넣을지, 간장을 줄일지 모두 내 선택이다. 이건 식당에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자유다.| 비교 항목 | 집에서 만들기 | 식당에서 먹기 |
|---|---|---|
| 가격(4마리 기준) | 약 20,000원 | 약 40,000원 |
| 식감 조절 | 자유로움 | 정해진 레시피 |
| 양 조절 | 무한 리필 가능 | 정해진 양 |
| 소스 선택 | 다양한 변형 가능 | 한정적 |
| 시간 | 약 20분 | 이동 및 대기 시간 포함 |
시간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집에서 20분이면 완성되는 요리를 식당에서 먹으려면 이동 시간과 대기 시간을 합쳐 최소 40분에서 1시간은 잡아야 한다.
바쁜 현대인에게 20분이면 충분히 도전할 만한 시간이다. 물론 모든 요리를 집에서 해먹을 수는 없다.하지만 오징어 통찜처럼 조리법이 간단하고 재료 손질이 쉬운 요리는 집에서 해먹는 게 여러모로 이득이다. 이렇게 완성된 오징어 통찜 한 상은 단순한 끼니 그 이상이다. 직접 재료를 고르고 손질하고 조리한 결과물은 식당 음식과는 또 다른 만족감을 준다. 특히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나누는 집밥의 맛은 어떤 레스토랑도 따라올 수 없다.다음번에는 오징어 대신 갑오징어로 통찜을 시도해볼 생각이다. 갑오징어는 일반 오징어보다 살이 더 두꺼워서 씹는 맛이 좋다고 들었다.제철인 5월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게 아쉽지만, 그 기다림이 오히려 맛을 더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