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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가을 시골 김장 김치를 담그러 갔다가 우연히 본 풍경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할아버지 댁 마당 구석에 늙은호박이 수북이 쌓여 있었거든요.
그중에서도 특히 큰 녀석 하나가 제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무게가 8kg은 족히 나가 보였습니다. "이걸 어떻게 다 먹나" 싶어 물어보니 할아버지가 웃으시며 "이거 하나면 겨울 내내 호박죽 끓여먹고도 남는다"고 하시더군요.실제로 늙은호박 한 개만 잘 보관해도 6개월은 거뜬히 먹을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제가 직접 농사지으면서 배운 늙은호박의 모든 것을 나눠보려 합니다.심는 시기, 이 타이밍만 놓치지 마세요
4월 말에서 5월 초, 이 시기가 늙은호박 파종의 골든타임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냥 대충 심으면 되지" 싶어 3월 중순에 일찌감치 심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결과는 처참했죠. 갑작스러운 봄 서리 때문에 어린 모종이 몽땅 얼어버렸습니다. 농촌진흥청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늙은호박의 생육 적온은 18-21도입니다.이 온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시기가 바로 4월 하순에서 5월 초순입니다.| 시기 구분 | 적정 시기 | 주의사항 |
|---|---|---|
| 파종 | 4월 하순-5월 초순 | 서리 위험이 완전히 지난 후 |
| 정식 | 5월 초-중순 | 본잎 5-6매일 때 |
| 육묘 기간 | 20일 내외 | 낮 22-24도, 밤 15-18도 유지 |
| 수확 | 8월 중순-9월 | 착과 후 70-80일 |
| 보관 수명 | 6개월 이상 | 서늘하고 건조한 곳 |
묘목을 키울 때는 특히 온도 관리가 중요합니다. 저는 비닐하우스가 없어서 베란다에 육묘상자를 두고 키웠는데요.
낮에는 햇빛이 잘 들게 창가에 두고, 밤에는 보온을 위해 신문지로 덮어줬습니다. 온도계를 하나 사서 확인해보니 낮에는 25도를 넘나들고 밤에는 15도까지 떨어지더군요.처음에는 걱정했는데, 오히려 이런 일교차가 모종을 튼튼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저온에서 자란 모종이 정식 후 활착률이 더 높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서리가 내리지 않는 남부 지방이라면 4월 중순부터 파종이 가능합니다. 반대로 중부 이북 지역은 5월 초까지 기다리는 게 안전합니다.기상청 데이터를 확인해보니 우리나라 늦서리 마지막 날이 지역별로 최대 2주 차이가 나더군요. 제가 사는 경기도에서는 보통 4월 20일 이후에는 서리 걱정을 안 해도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2023년에는 예외적으로 4월 25일에 서리가 내려 피해를 본 농가가 있었다는 뉴스를 본 적 있습니다. 날씨 예보를 꼼꼼히 확인하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재배 방법, 이것만 알면 누구나 성공
호박 재배에서 가장 중요한 건 토양 준비입니다. 제가 실패했던 경험을 하나 들려드리자면, 처음에는 그냥 마당 흙에 심었습니다.
그랬더니 잎만 무성하고 열매가 제대로 달리지 않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호박은 배수가 잘 되면서도 비옥한 사질양토를 좋아합니다.토양 pH는 6.0에서 6.8 사이가 가장 이상적입니다. 저는 농협에서 토양 검사 키트를 사서 직접 측정해봤는데, 우리 집 텃밭은 pH 5.8 정도였습니다. 석회를 뿌려서 pH를 6.5 정도로 맞춰준 후에야 제대로 자라기 시작했어요.| 재배 요소 | 권장 기준 | 실제 적용 팁 |
|---|---|---|
| 재식 간격 | 이랑 3.5-4m, 포기 60-90cm | 너무 좁으면 곰팡이병 발생 위험 |
| 밑거름 | 퇴비 3000-4000kg/10a | 정식 2주 전에 충분히 숙성된 퇴비 사용 |
| 추비 | 2-3회 분할 시비 | 질소 과다 시 덩굴만 무성해짐 |
| 순지르기 | 어미덩굴 2줄기 유지 | 첫 암꽃은 제거하는 게 유리 |
| 물 관리 | 표토가 마르면 관수 | 과습 시 뿌리썩음병 위험 |
정식 후 20일쯤 지나면 순지르기를 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순을 자르다니, 식물을 상하게 하는 거 아니야?" 싶었지만, 이게 없으면 수확량이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해요.
호박은 어미덩굴과 아들덩굴을 적절히 조절해야 열매가 제대로 큽니다. 저는 보통 어미덩굴을 2개로 유지하고, 거기서 나온 아들덩굴 중에서 가장 왕성한 2-3개만 남깁니다.나머지는 과감히 잘라내야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첫 번째로 핀 암꽃을 제거하는 게 오히려 더 큰 호박을 수확하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입니다. 제가 처음에는 "꽃이 폈는데 왜 따냐"며 아까워서 그냥 두었거든요. 그랬더니 호박이 생각보다 작았습니다.전문가들 말로는 초기 착과된 열매가 영양분을 많이 빼앗아가서 이후 열매들의 성장이 더디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두 번째나 세 번째로 핀 암꽃에 수정을 시켜주는 게 더 좋습니다.수확, 제대로 하는 사람만 아는 비법
늙은호박 수확 시기를 결정하는 건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너무 일찍 따면 단맛이 덜하고, 너무 늦게 따면 저장성이 떨어집니다.
제가 농사지은 지 3년 차에야 감을 잡았는데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호박 표면을 보는 겁니다.완전히 익은 늙은호박은 황갈색 과피에 흰색 분가루가 생깁니다. 그리고 꼭지 부분이 나무처럼 단단해져서 목질화됩니다.이게 바로 수확 신호입니다.| 수확 지표 | 완숙 상태 | 미숙 상태 |
|---|---|---|
| 과피 색상 | 짙은 황갈색 | 연한 녹색 또는 황색 |
| 분가루 | 흰색 가루明显 | 거의 없음 |
| 꼭지 상태 | 목질화되어 단단함 | 부드럽고 유연함 |
| 두드리는 소리 | 둔탁한 저음 | 맑은 고음 |
| 저장 가능 기간 | 6개월 이상 | 1-2개월 |
수확할 때는 반드시 가위나 칼을 사용해야 합니다. 손으로 비틀어 따면 꼭지 부분이 찢어져서 상처가 생기고, 그 상처로 병균이 들어가기 쉽습니다.
꼭지는 호박에 3-5cm 정도 남겨두고 자르는 게 좋습니다. 이 꼭지가 호박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저는 처음에 꼭지를 너무 짧게 잘랐다가 보름 만에 썩는 걸 보고 크게 배웠습니다. 수확 후에는 2-3일 정도 그늘에서 말리는 과정이 필요합니다.이걸 '큐어링'이라고 하는데, 호박 표면의 상처를 아물게 하고 저장성을 높여줍니다. 햇볕에 직접 말리면 오히려 과피가 손상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저는 베란다 그늘에 신문지를 깔고 호박을 하나씩 놓아두었습니다. 이 과정을 거친 호박은 그렇지 않은 호박보다 저장 기간이 2배 이상 길어집니다.보관, 이렇게만 하면 겨울 내내 싱싱
늙은호박 보관의 핵심은 '온도와 습도'입니다. 이상적인 보관 온도는 10-15도, 습도는 60-70%입니다.
우리나라 전통 가옥의 마루나 토방이 이런 조건을 가장 잘 만족시켜줍니다. 저는 아파트에 살아서 보관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결국 베란다에 단열박스를 하나 마련했습니다.박스 밑에는 신문지를 여러 겹 깔고, 호박을 하나씩 넣은 다음 사이사이에 신문지를 채워 넣었어요. 겨울에는 보온을 위해 박스 위에 담요를 덮어줬더니 1월까지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었습니다.| 보관 방식 | 적합한 환경 | 보관 기간 | 주의사항 |
|---|---|---|---|
| 통호박 보관 | 서늘하고 건조한 곳, 10-15도 | 6개월 이상 | 통풍 잘 되게, 직접 닿지 않게 |
| 냉장 보관(절단) | 김치냉장고 추천 | 2-3주 | 씨와 껍질 제거 후 밀폐 |
| 냉동 보관 | 일반 냉동고 | 6개월-1년 | 데쳐서 얼리거나 생으로 |
| 건조 보관 | 완전 건조 후 밀봉 | 1년 이상 | 호박고지, 분말 형태 |
만약 호박을 잘라서 보관해야 한다면 껍질을 벗기고 씨를 파낸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는 게 좋습니다. 지퍼백에 넣을 때는 가능한 한 공기를 빼고 밀봉하세요.
김치냉장고가 있다면 거기에 보관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일반 냉장고보다 온도와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거든요.저는 김치냉장고가 없어서 대신 진공포장기를 사용합니다. 진공포장한 호박은 일반 지퍼백에 보관한 것보다 2배 정도 더 오래 갑니다.냉동 보관할 때는 한 가지 팁이 있습니다. 호박을 데쳐서 얼리면 나중에 요리할 때 훨씬 편리합니다. 끓는 물에 2-3분만 데친 후 바로 찬물에 식혀서 물기를 제거한 후 냉동하세요. 이렇게 하면 해동 후에도 식감이 살아있습니다.저는 주말마다 시간 날 때 미리 손질해두고 냉동하는 편입니다. 겨울에 호박죽 끓일 일이 있으면 냉동실에서 꺼내 바로 넣으면 되니까요.호박고지는 만들기도 쉽고 오래 보관할 수 있어서 추천합니다. 얇게 썬 호박을 햇볕에 3-4일 정도 말리면 완성됩니다.저는 지난해에 만든 호박고지를 아직도 먹고 있는데, 전혀 상하지 않았습니다. 나물로 무쳐 먹거나, 국에 넣어도 맛있습니다. 특히 겨울철에 호박고지 무침은 입맛을 돋우는 별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