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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언제 심어야 제대로 클까?
지난해 봄, 저는 텃밭 초보의 패기를 믿고 4월 초에 배추 모종을 20포기 심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처참했어요.
6월이 되자 배추들이 하나둘씩 꽃대를 올리기 시작하더니, 결국 속이 꽉 차지 않은 채 수확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반면 같은 동네 텃밭 선배님은 9월 초에 심은 배추로 12월까지 아삭한 김장배추를 수확하더군요.이 경험에서 배운 건 하나입니다. 배추는 심는 시기가 재배 성패를 결정한다는 사실이요. 농촌진흥청의 2023년 발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배추 재배 면적은 약 2만 5천 헥타르에 달합니다. 그중 봄배추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30%, 가을배추가 무려 70%를 차지한다고 해요.왜 이런 차이가 날까요? 배추는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작물입니다. 생육 적온은 15-20도인데, 봄에는 이 온도를 유지하기가 까다롭습니다.4월에 심어도 5월 말부터 기온이 25도를 넘기 시작하면 배추는 '아, 나 더워서 죽겠다, 얼른 씨앗을 남겨야지' 하는 생각에 꽃대를 올려버립니다. 이게 바로 추대(抽臺) 현상이에요.반면 가을배추는 8월 하순에서 9월 초에 심으면 서서히 기온이 내려가는 환경에서 자랍니다. 초기에는 더위를 견뎌야 하지만, 결구(속이 차는 시기)인 10-11월에는 선선한 날씨 덕분에 배추가 스트레스 없이 알차게 자랍니다. 실제로 같은 품종이라도 가을배추가 봄배추보다 수확량이 20-30% 더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독자가 궁금해할 점을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봄배추는 언제 심어야 하나요? 보통 3월 하순에서 4월 초, 지역에 따라 남부는 3월 중순, 중부는 4월 상순이 적기입니다. 단, 늦서리 주의가 필수입니다.가을배추는 8월 중순에서 9월 상순, 김장배추 기준으로는 8월 하순이 가장 무난합니다.| 구분 | 봄배추 | 가을배추 |
|---|---|---|
| 파종 시기 | 3월 하순-4월 상순 | 8월 중순-9월 상순 |
| 정식 시기 | 4월 중순-5월 초 | 9월 상순-9월 중순 |
| 수확 시기 | 6월 중순-7월 초 | 11월 중순-12월 초 |
| 생육 기간 | 80-90일 | 90-110일 |
| 주요 품종 | 춘광, 봄황 | 노랑, 불암, CR |
여기서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봄배추는 모종을 구입할 때 '추대가 늦은 품종'을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종묘사마다 다르지만, 보통 모종 한 판(50구)에 8,000-12,000원 정도 합니다.
가을배추 모종은 같은 양에 6,000-10,000원 선으로 조금 더 저렴하더군요. 품종 선택이 재배의 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물주기와 거름주기 이야기를 해볼까요? 이 부분이 배추 농사의 진짜 승부처거든요.물주기, 언제 얼마나 줘야 할까?
작년 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8월 말에 저는 가을배추 모종을 심었습니다. 처음 사흘 동안은 아침저녁으로 물을 흠뻑 줬는데, 모종이 시들시들하더군요.
"아, 물이 부족한가?" 하고 하루에 세 번씩 줬더니 오히려 뿌리가 썩어버렸습니다. 이때 깨달은 게 있습니다. 배추 물주기는 '많이 주는 것'보다 '적절한 타이밍에 제대로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요. 배추의 생육 단계별로 필요한 물의 양이 완전히 다릅니다.농촌진흥청의 표준 재배 기술 자료를 보면, 배추 한 포기가 하루에 필요로 하는 수분량은 생육 초기 50-100ml, 결구기에는 무려 500-800ml까지 늘어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모종 심을 때와 속이 차는 시기에 같은 양의 물을 주면 안 된다는 거예요.실제로 저는 텃밭에 물주기 일지를 작성해봤습니다. 정식 후 1주일까지는 하루 1회, 모종당 100ml 정도 줬습니다.이 시기에는 뿌리가 활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니까요. 2주차부터는 이틀에 한 번씩, 모종당 200-300ml로 늘렸어요. 그리고 결구가 시작되는 정식 후 40일쯤부터는 하루 1회, 포기당 500ml 이상을 줬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더 있습니다.물을 줄 때 잎에 직접 닿지 않게 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특히 봄배추는 잎이 젖은 상태로 밤을 맞으면 무름병이나 노균병이 생기기 쉽습니다.저는 물을 줄 때 호스 끝에 달린 분무기를 '드립(drip)' 모드로 돌려서 땅에 직접 물이 스며들게 했어요. 아니면 페트병 바닥을 잘라서 거꾸로 꽂아두고 물을 부어주는 방법도 괜찮습니다.이게 바로 '근권 관수' 방식인데, 수분 효율이 30%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물주기 횟수는 날씨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절해야 합니다. 비가 온 다음 날은 당연히 물을 주지 않고, 장마철에는 아예 물주기를 중단합니다. 반면 가을장마가 끝난 10월 이후에는 날씨가 건조해지기 때문에 물주기를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제 경험상 가을배추는 10월 중순부터 수확 직전까지 3-4일에 한 번씩, 포기당 300ml 정도 주는 게 적당했습니다.| 생육 단계 | 물주기 빈도 | 1회 급수량(포기당) | 주의사항 |
|---|---|---|---|
| 정식-활착기(1-2주) | 매일 1회 | 100-150ml | 오전에 물 주기, 저온 주의 |
| 생육 초기(3-5주) | 2-3일에 1회 | 200-300ml | 흙 상태 확인 후 급수 |
| 결구기(6-10주) | 매일 1회 | 400-800ml | 잎에 물 닿지 않게 주의 |
| 수확 직전(1주 전) | 3-4일에 1회 | 200-300ml | 과습 시 배추 터짐 방지 |
물주기 팁 하나 더 알려드리자면, 아침 7-9시 사이에 물을 주는 게 가장 좋습니다. 한낮에 주면 물이 증발해버리고, 저녁에 주면 습도가 높아져 병해충이 생기기 쉬워요.
이 원칙만 지켜도 배추 농사의 절반은 성공했다고 봐도 됩니다. 그런데 물만 잘 준다고 배추가 다 자라는 건 아니에요. 진짜 중요한 건 거름, 즉 비료 관리입니다. 자, 이제 거름 이야기로 넘어가볼게요.거름주기, 언제 무엇을 줘야 배추가 통통해질까?
제가 배추 농사를 처음 시작했을 때, 시어머니께서 "거름은 많이 줄수록 좋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밑거름을 듬뿍 넣고, 웃거름도 열심히 줬어요.
그런데 결과는 어땠을까요? 배추 잎만 무성하고 속은 전혀 차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질소 비료 과다로 배추가 도장(웃자람)해서 병충해에 취약해졌어요.이 경험에서 배운 건, 거름도 '적정량'과 '적기'가 있다는 것입니다. 배추 재배에서 가장 중요한 거름 관리 원칙은 '밑거름 70%, 웃거름 30%'입니다.밑거름은 정식 1-2주 전에 밭에 미리 넣어주는 비료고, 웃거름은 생육 중간중간 추가로 주는 비료입니다. 농촌진흥청의 표준 시비량을 보면, 10a(약 300평) 기준으로 질소 20kg, 인산 10kg, 칼리 15kg 정도를 사용합니다.하지만 가정용 텃밭에서는 이렇게 정확히 계산할 필요 없고, 1㎡ 기준으로 완숙퇴비 2-3kg, 복합비료 50-80g을 밑거름으로 넣어주면 됩니다. 제 경험상 가장 효과적이었던 방법은 정식 2주 전에 밭을 갈아엎으면서 퇴비를 넣고, 1주일 후에 복합비료를 뿌린 다음 다시 한 번 흙을 섞어주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비료 성분이 흙에 고루 퍼져서 모종이 뿌리를 내릴 때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할 수 있어요. 웃거름은 총 2-3회 나눠서 줍니다.1차는 정식 후 15-20일, 배추가 본격적으로 잎을 늘리기 시작할 때입니다. 이때는 질소 성분이 많은 요소비료나 깻묵을 줍니다.2차는 정식 후 35-40일, 결구가 시작되는 시점입니다. 이때는 칼리 성분이 많은 비료를 줘서 배추 속이 단단하게 차도록 도와줍니다.만약 3차를 준다면 정식 후 50-55일, 수확 2-3주 전에 줍니다. 제가 즐겨 사용하는 방법은 깻묵과 나무재를 활용하는 겁니다. 깻묵은 유기질 비료의 끝판왕인데, 질소와 유기물이 풍부해서 배추 잎을 싱싱하게 만듭니다. 저는 1차 웃거름 줄 때 포기당 깻묵 한 줌(약 30g)을 배추 뿌리에서 10cm 떨어진 곳에 뿌려주고 흙을 살짝 덮어줬어요.나무재는 칼리 성분이 풍부해서 결구기에 효과적입니다. 2차 웃거름 때 포기당 나무재 반 줌(약 15g)을 줬더니 배추 속이 유난히 단단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비료 종류 | 시비 시기 | 1㎡당 사용량 | 주요 효과 |
|---|---|---|---|
| 완숙퇴비 | 정식 2주 전(밑거름) | 2-3kg | 토양 개량, 유기물 공급 |
| 복합비료 | 정식 1주 전(밑거름) | 50-80g | 초기 생장 촉진 |
| 요소비료 | 정식 15-20일 후(1차 웃거름) | 20-30g | 잎 생장 촉진 |
| 칼리비료 | 정식 35-40일 후(2차 웃거름) | 15-25g | 결구 촉진, 품질 향상 |
| 깻묵 | 1차 웃거름 시 대체 가능 | 30-40g | 유기질 공급, 맛 향상 |
여기서 주의할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비료를 준 후에는 반드시 물을 줘야 한다는 겁니다.
비료 성분이 흙에 녹아서 뿌리가 흡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죠. 특히 요소비료는 물을 주지 않으면 암모니아 가스가 발생해서 배추 잎을 태울 수 있습니다. 제가 이 실수를 한 번 했는데, 그 후로는 비료 준 다음 날 아침에 꼭 물을 줬어요. 거름 관리만 잘해도 배추 농사의 60%는 성공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한 가지 더 신경 써야 할 게 있어요.바로 병충해 관리입니다. 배추 농사에서 가장 골치 아픈 게 바로 이 부분이거든요.병충해, 이렇게 막으면 걱정 없다
작년 가을배추를 키우면서 제가 가장 속상했던 순간은 배추 잎이 벌레 먹어서 구멍이 숭숭 났을 때였습니다. 배추흰나비 애벌레(배추벌레)가 잎을 갉아먹은 거였어요.
처음에는 손으로 일일이 잡았는데, 30포기나 되는 배추를 다 뒤지다 보니 하루가 다 갔습니다. 결국 친환경 농약을 쓸 수밖에 없었는데, 사용법을 잘못 알았다가 오히려 배추가 상한 적도 있어요. 배추를 위협하는 주요 병해충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배추벌레(배추흰나비 애벌레)고, 둘째는 진딧물, 셋째는 무름병과 노균병 같은 병해입니다.농촌진흥청의 2022년 조사에 따르면, 배추 재배 농가의 80% 이상이 배추벌레 피해를 경험했다고 합니다. 특히 유기농 재배에서는 이 비율이 95%까지 올라가더군요.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방입니다. 저는 텃밭에 배추를 심기 전에 주변 잡초를 깨끗이 제거하고, 석회보르도액(석회와 황산구리 혼합액)을 뿌려서 토양을 소독했어요.그리고 정식 후 2주부터는 7-10일 간격으로 은행잎 발효액이나 마늘+고추 혼합액을 뿌려줬습니다. 이게 천연 살충제 역할을 해서 해충 접근을 막아줬어요. 배추벌레가 보이기 시작하면 손으로 잡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아침 일찍 배추 잎 뒷면을 확인하면 알이나 애벌레를 쉽게 발견할 수 있어요.저는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매일 아침 30분씩 배추밭을 돌면서 확인했는데, 이게 오히려 운동이 되더군요. 만약 배추벌레가 너무 많다면, 고삼(쓴풀) 추출물이나 데리스(derris) 성분의 친환경 농약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다만 수확 2주 전부터는 사용을 중단해야 합니다.| 병해충 | 주요 증상 | 예방 및 방제 방법 | 발생 시기 |
|---|---|---|---|
| 배추벌레 | 잎에 구멍, 배설물 | 손으로 잡기, 은행잎 발효액 | 9-10월 |
| 진딧물 | 잎 뒤쪽 기생, 잎 말림 | 마늘+고추 혼합액, 천적 활용 | 5-6월, 9-10월 |
| 무름병 | 줄기 썩음, 악취 | 배수 개선, 석회보르도액 | 장마철, 과습 시 |
| 노균병 | 잎에 노란 반점, 흰 곰팡이 | 통풍 개선, 물주기 조절 | 가을 장마철 |
진딧물은 개미가 옮겨온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개미가 진딧물의 배설물(감로)을 먹기 위해 진딧물을 배추로 옮깁니다. 그래서 개미가 많이 보이는 텃밭에는 진딧물도 많더군요.
저는 개미 퇴치용으로 계피가루를 배추 주변에 뿌려줬는데, 효과가 꽤 좋았습니다. 병해충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초기 대응'입니다.하루 이틀 늦었다가 배추 한 포기가 통째로 망가지는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특히 무름병은 한 번 발생하면 옆 배추로 번지는 속도가 엄청나서, 발견 즉시 감염된 배추를 뽑아내고 주변 흙도 교체해야 합니다.이 과정이 귀찮다고 미루면 2-3일 만에 10포기 이상이 피해를 볼 수 있어요. 병충해 관리까지 알차게 했다면, 이제 수확만 남았습니다.그런데 배추 수확에도 타이밍이 있어요. 너무 일찍 수확하면 속이 덜 차고, 너무 늦게 수확하면 배추가 터지거나 맛이 떨어집니다. 자, 그럼 수확 시기와 방법을 알아볼까요?수확, 이 타이밍을 놓치지 마라
12월 초, 첫눈이 내리기 직전에 저는 텃밭으로 달려갔습니다. 김장을 하기로 한 날짜가 다가오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배추를 살펴보니 상태가 영 이상했습니다. 겉잎은 시들시들한데 속은 너무 단단해서 칼로 자르기 힘들 정도였어요.사실 이 상태는 수확이 약간 늦어진 거였습니다. 배추가 이미 완전히 성숙해서 껍질이 터지기 직전이었던 거죠.배추 수확의 적기는 언제일까요? 봄배추는 결구 후 10-15일, 가을배추는 결구 후 20-30일이 지났을 때가 가장 좋습니다.
간단한 확인 방법이 있어요. 배추 윗부분을 손으로 살짝 눌러봤을 때 단단하게 느껴지면서도 탄력이 있으면 수확해도 됩니다.너무 물렁물렁하면 덜 익은 거고, 너무 딱딱하면 지나친 거예요. 제 경험상 가을배추의 경우 11월 중순부터 수확이 가능합니다.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중부 지방은 11월 15일-25일, 남부 지방은 11월 25일-12월 5일 사이가 적기입니다. 김장을 생각한다면 김장 1-2주 전에 수확하는 게 좋아요. 수확 직후 배추는 2-3일 정도 그늘에서 숨을 죽이면 맛이 더 좋아집니다. 수확 방법도 중요합니다.배추 아래쪽 줄기를 칼로 자르거나, 손으로 살짝 비틀어서 뽑습니다. 이때 겉잎 2-3장을 남겨두는 게 좋아요.그래야 배추가 상처 없이 보관됩니다. 상처가 나면 그 부분부터 썩어들어가니까요.수확 후 보관 방법도 알아두면 좋습니다. 배추를 바로 사용하지 않을 거라면 신문지에 싸서 냉장고 야채실에 보관하세요. 0-4도에서 보관하면 2-3주는 거뜬히 싱싱함을 유지합니다. 만약 김장용이라면 수확 후 2-3일 정도 그늘에서 말린 다음에 김치를 담그는 게 좋습니다.| 배추 종류 | 수확 적기 | 확인 방법 | 보관 방법 | 보관 기간 |
|---|---|---|---|---|
| 봄배추 | 6월 중순-7월 초 | 겉잎이 노랗게 변하기 시작 | 신문지 포장, 냉장 | 1-2주 |
| 가을배추(조생종) | 10월 하순-11월 초 | 결구 후 20일, 단단함 확인 | 신문지 포장, 냉장 | 2-3주 |
| 가을배추(만생종) | 11월 중순-12월 초 | 첫눈 오기 전, 단단함 확인 | 냉장 또는 김장 | 3-4주 |
배추 재배는 생각보다 많은 노력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직접 키운 배추로 김장을 담그고, 가족들과 함께 그 맛을 나누는 순간이 얼마나 뿌듯한지요.
여러분도 이 글을 참고해서 올해는 꼭 성공적인 배추 농사를 지어보시길 바랍니다. 혹시 배추 재배에 대해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제 경험을 바탕으로 최대한 상세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