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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저는 텃밭에서 꽤나 민망한 경험을 했습니다. 이웃 분은 메주콩을 한 아름 수확해 메주를 쑤고 계셨는데, 제 밭은 키가 제멋대로 자란 콩이 쓰러져 난장판이었거든요.
수확량은 절반에도 못 미쳤고요. 그때 깨달았습니다.메주콩은 그냥 심는다고 다가 아니라는 걸. 특히 파종 방법과 시기가 이후 모든 걸 결정한다는 사실을요.파종 시기, 지역마다 이렇게 다르다
올해는 정말 철저히 준비했습니다. 농촌진흥청 자료를 뒤적이고, 지역 농업기술센터에 전화도 넣어보고, 직접 경험한 분들 이야기도 들어봤습니다.
그 결과, 메주콩 파종 시기는 단순히 "6월 초"라고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더군요. 우리나라 남부 지역은 4월 초에서 중순이 적기입니다.기온이 15도 이상 올라가고, 늦서리 걱정이 사라진 시점이죠. 중부지방은 여기서 2주 정도 늦은 4월 중순에서 하순이 좋습니다. 북부 지역이나 산간 지대는 5월 초까지 기다려야 안전합니다.여기서 재미있는 건, 이 시기를 놓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입니다. 제가 2022년에 6월 중순에 늦게 파종한 적이 있었는데, 그해 수확량이 제때 심은 것보다 무려 30%나 줄었습니다. 특히 콩알 크기가 작아지고 꼬투리 수 자체가 적어졌어요.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6월 하순 이후로 파종이 늦어질수록 10a당 수량이 200kg에서 140kg까지 떨어진다고 하니, 시기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납니다.지역별 메주콩 파종 및 수확 시기 비교
| 지역 | 파종 적기 | 수확 예상 시기 | 평균 기온 조건 | 주의사항 |
|---|---|---|---|---|
| 남부(전남, 경남) | 4월 초-중순 | 7월 하순-8월 초 | 15-20℃ | 장마 전 꽃 피우기 중요 |
| 중부(충청, 경기) | 4월 중순-하순 | 8월 초-중순 | 13-18℃ | 늦서리 주의, 비닐멀칭 추천 |
| 북부(강원) | 5월 초 | 8월 중순-하순 | 12-15℃ | 조생종 선택 필수 |
| 제주 | 3월 하순-4월 초 | 7월 중순-하순 | 16-22℃ | 습도 관리 핵심 |
이 표를 보면 아시겠지만, 같은 메주콩이라도 지역에 따라 파종 시기가 한 달 가까이 차이 납니다. 제 지인 중에 경남 김해에서 농사짓는 분은 4월 첫째 주에 심고, 강원도 횡성에 사는 분은 5월 초에 심어도 비슷한 시기에 수확하더군요.
이게 바로 지역 특성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직접 심는 시기를 결정할 때는 기온만 볼 게 아니라, 장마 시기도 생각해야 합니다.7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장마가 콩 꽃 피는 시기와 겹치면 수정이 제대로 안 돼서 쭉정이가 생기거든요. 그래서 남부 지역은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꽃이 필 수 있도록 4월 초에 심는 게 유리합니다. 반대로 중부 지역은 장마를 살짝 피해 4월 하순에 심어야 꽃 피는 시기가 장마 이후로 밀리지 않습니다.파종 방법, 이것만 알면 수확량 두 배
파종 방법 얘기가 나오면 저는 꼭 이 질문을 던집니다. "씨앗을 직접 뿌리시나요, 모종을 옮겨 심으시나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수확량을 가릅니다.
직접 씨앗을 뿌리면 새들이 날아와 싹 다 먹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실제로 2021년 제 텃밭에서 그랬습니다. 파종한 지 3일 만에 새떼가 덮쳐서 80%가 사라졌어요. 그때는 속이 타들어갔습니다.그 뒤로는 모종을 길러 아주심기하는 쪽으로 바꿨습니다. 밭 한켠에 따로 씨앗을 뿌려 모종을 기른 다음, 본잎이 3-4장 나왔을 때 밭에 옮겨 심는 거죠. 이 방법의 장점은 생존율이 95% 이상으로 올라간다는 겁니다.씨앗을 직접 뿌릴 때보다 15일 정도 늦게 심어도 되니까 작업 일정도 여유롭습니다. 파종 밀도도 중요합니다.농촌진흥청 연구 결과를 보면, 한 구멍에 2-3알씩 심었을 때가 한 알씩 심는 것보다 쓰러짐이 40% 줄고 수량은 10% 증가했습니다. 너무 많이 심으면 영양 경쟁이 심해져서 오히려 수확량이 떨어지고요.파종 밀도에 따른 생육 특성 비교
| 파종 방법 | 구멍당 종자 수 | 재식거리(cm) | 쓰러짐 정도 | 10a당 수량(kg) | 비고 |
|---|---|---|---|---|---|
| 점뿌림 1알 | 1 | 70×15 | 심함 | 180-200 | 생존율 낮음 |
| 점뿌림 2알 | 2 | 70×20 | 보통 | 220-240 | 가장 안정적 |
| 점뿌림 3알 | 3 | 70×25 | 약함 | 200-230 | 과밀 주의 |
| 줄뿌림 | 연속 | 60×10 | 매우 심함 | 150-170 | 비추천 |
제 경험으로는 장류용 메주콩은 70cm×15cm 간격으로 2알씩 심는 게 가장 좋았습니다. 나물용으로 쓸 거라면 60cm×10cm로 좀 더 촘촘히 심어도 괜찮고요.
여기서 중요한 건 이랑을 만들 때입니다. 배수가 잘 되는 밭은 평이랑으로 해도 되지만, 7-8월 장마를 견뎌야 하는 밭은 반드시 높은 이랑을 만들어야 합니다.이랑 높이를 20cm 이상으로 하면 장마철에도 뿌리가 물에 잠기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재배 환경이 수확을 결정한다
파종 방법만큼 중요한 게 재배 환경입니다. 저는 이걸 세 번의 실패 끝에 배웠습니다.
첫째, 토양 산도(pH)입니다. 메주콩은 pH 6.0-6.5의 약산성 토양을 좋아합니다.너무 산성이거나 알칼리성이면 영양분 흡수가 제대로 안 됩니다. 파종 2주 전에 석회를 뿌려 산도를 조절하는 게 좋은데, 300평 기준으로 100-200kg을 살포하면 됩니다. 저는 처음에 이걸 몰라서 콩이 노랗게 뜨는 걸 보고 당황했죠. 알고 보니 토양이 너무 산성이라 철분 흡수가 안 된 거였습니다. 둘째, 배수입니다.콩은 물에 약합니다. 뿌리가 물에 잠기면 24시간 만에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특히 7월 장마 때는 이랑을 높게 만든 밭과 그렇지 않은 밭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제 이웃은 평이랑으로 심었다가 장마에 절반이 넘는 콩이 죽었습니다.저는 높은 이랑을 유지해서 피해를 10% 미만으로 줄였죠.재배 환경 조건에 따른 생육 차이
| 환경 요소 | 최적 조건 | 부적합 조건 | 생육 영향 | 해결 방법 |
|---|---|---|---|---|
| 토양 pH | 6.0-6.5 | 5.5 미만 또는 7.0 이상 | 영양분 흡수 장애, 생장 저하 | 석회 또는 황 시용 |
| 배수 상태 | 약간 건조-보통 | 과습, 물빠짐 불량 | 뿌리썩음병, 생육 부진 | 높은 이랑, 배수로 설치 |
| 일조량 | 하루 6시간 이상 | 그늘, 차광 | 꼬투리 수 감소, 도복 | 남향 밭 선택 |
| 바람 | 보통 | 강풍 지역 | 쓰러짐, 수정 장애 | 방풍망 설치 |
셋째, 순지르기와 북주기입니다. 이 작업을 해주느냐 마느냐에 따라 수확량이 20% 이상 차이 납니다.
본잎이 5-7장 나왔을 때 생장점을 잘라주면 곁가지가 많이 나와서 꼬투리 수가 늘어납니다. 북주기는 떡잎 자리까지 흙을 덮어주는데, 이게 쓰러짐을 막고 뿌리 발달을 촉진합니다.특히 메주콩은 순지르기를 두 번 정도 해주는 게 좋습니다. 첫 번째는 본잎 5장 시기에, 두 번째는 15일 후에 합니다.다만 콩이 너무 잘 자라지 않을 때는 생략해도 됩니다. 저는 지난해에 순지르기를 건너뛰었다가 콩이 키만 높이 자라고 꼬투리는 적게 달리는 걸 보고 후회했습니다.수확 시기, 언제가 가장 좋을까
수확 시기는 목적에 따라 달라집니다. 풋콩으로 먹을 거라면 꼬투리가 도톰하게 올라오고 색이 선명한 녹색일 때 수확합니다.
보통 파종 후 55-65일 정도면 가능합니다. 메주용 마른 콩으로 쓸 거라면 꼬투리가 갈색으로 변하고 잎이 누렇게 떨어지기 시작할 때가 적기입니다.여기서 중요한 건 너무 늦게 수확하면 꼬투리가 터져서 콩이 떨어집니다. 저는 2020년에 바쁘다는 핑계로 수확을 2주 늦췄다가 수확량의 15%를 땅에 흘렸습니다.반대로 너무 이르게 수확하면 덜 여문 콩이 말라서 쭈글쭈글해지고, 털기도 어렵습니다. 수확 후 관리도 중요합니다. 그늘에서 충분히 말린 다음,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습기가 차면 곰팡이가 생기고, 직사광선을 쬐면 껍질 색이 변합니다.지퍼백에 넣어 냉장 보관하면 1년 이상 품질이 유지됩니다. 메주콩 재배는 처음에는 까다로워 보여도 한 번 체계를 잡으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중요한 건 파종 시기, 방법, 환경 이 세 가지를 똑바로 지키는 겁니다. 올해는 제 경험이 여러분께 도움이 되길 바라며, 직접 키운 메주콩으로 만든 메주 냄새가 얼른 나길 기대해 봅니다.